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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연대기/인도차이나(월남, 태국)

태국어 / 불가동 해제 전 점검

by 돌돌이_ 2017. 5. 17.

 10년만에 방콕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10년 하고도 6개월 만에 현지 친구와 재회했습니다. 저는 예전에 방콕을 떠나면서 10년 후에나 방문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미루고 미루다 보니 10년이 흘러버렸네요. 어느새 짜끄리 왕조는 임금이 한번 바뀌고 태국의 GDP는 2배나 성장하였지만 개개인의 경재상황은 그대로 인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사회 선생님이 태국은 국왕을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나라라고 하였는데, 현 국왕 라마10세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보면 결코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새로 즉위하신 금상께옵서는 영 신통치가 않다는 사람들을 말을 듣고 이 양반들, 여기서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싶었거든요.


 10년 전 추억을 되짚어 방문한 방콕은 예전 그대로의 모습과 새로운 모습이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BTS 노선도 확장되어 종착에서 앉아서 오는 꼼수도 안통하게 되었고, 공항에서 시내까지 철도도 새로이 놓였습니다. 하지만 백수시절에 비해 경제상황이 나아진 지금의 제가 공항철도를 이용 할 일은 없어 보입니다. 또, 각지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아졌네요. 방중을 할때마다 그 문화의 심오함에 항상 감탄했지만 한국에서 단체 관광객들을 볼때 야만의 극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국에서도 어마무시 하더만요. 감히 왕도 뭣도 없는 것들이 신성한 구중궁궐에 와서 출입금지구역까지 들어가 사진을 찍어대다니 싶은 생각도 들고.


 예전 평일 에버랜드에 갔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대다수더군요. 정작 한국인인 저는 9개월동안 휴일도 없이 출근하는데, 외국인들이 저리 와서 노는 걸 보며...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이게 과연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말이 좋아 외화벌이지. 현상 겉모습만 놓고 보면 저희는 그 사람들 하인 아닌가요. 외국 단체관광객이 줄어든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제주도에서 근무하던 시절 보니까 지역경제에는 커녕, 관련 제휴업체만 배불리더군요. 그게 다 외화벌이라지만 외화 벌어서 뭐하게요? 삼성핸폰이 아이폰 이겨서 세계 석권하면 저한테 집한채라도 뚝 떨어지나요? 저랑은 상관 없죠. 그저 9개월 휴무 없이 산불끄는 일을 할뿐이었습니다.


 서론 같지도 않은 서론이 길었군요. 다시 이야기를 돌려서...


 누구보다 태국을 사랑했던 저를 몰라보고 택시 기사 아저씨들이 미터 키지도 않고 협상을 하려 들어요. 타임표지 모델 된 문재인 대통령이세요?


▲김정은과 협상이 가능한 한국의 리더


 중어(저는 중국어를 이렇게 부릅니다) 한다고 5년 간 태어(저는 태국어를 또 이렇게 부른답니다)를 그만두었는데, 입이 안떨어져서 한마디도 못하고 그냥 안탄다고 하고 차문을 닫았습니다.

 전공자에 비해 내세우기도 부끄러운 중어지만 나름 이걸로 밥도 벌어먹어봤고, 사람도 사귀어봤고... 결혼생활 빼고 다 해 봤으니 이제 태어로 갈아타볼까 하던 차에 협상가 택시 기사 아저씨들을 만나니 괜한 오기가 생기더군요.

 2011년 3월 그만두었던 태어를 6년 하고도 두달 만에 돌돌이는 재시작합니다.

 1년간 바짝 했던 언어, 잘 포장해서 보관실에 넣어두었는데 하나 하나 뜯어보며 불가동 해제 전 점검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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