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동아 연대기/중화권

[대만/타이난] 야간 간식집(전통디저트) 황화목

by 돌돌이_ 2021. 6. 11.

 이런 메뉴는 도대체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디저트라고 하면 젊은 사람들만 올 것 같고, 실상 음식은 나이 든 사람 입맛인데 한국에는 이런 메뉴가 팥죽이나 팥빙수 말고는 없거든요.

 여긴 빠오빙(刨冰) 혹은 얼음집(冰店)이라 불리는 대만 전통 가게입니다. 옛날 논일하거나 물 길어오다가 아~ 듭다~ 허면서 가게에 걸터앉아 시원한 화채 먹듯이 먹는 그런 음식이거든요. 팥, 토란, 쌀로 만든 젤리, 선초(仙草)등이 들어가요. 초콜렛, 치즈 없으니 확실히 으르신들 맛이지요. (6.25때 소학교 나오신 분들은 미군들과 부대끼셔서 그런지 초콜렛, 치즈를 잘 드시긴 함. 초콜렛도 이상한 거 말고 허쉬쪼꼬렛만 드심)

 근데 대만에선 또 찬거 먹으면 속 버린다고 찬 거 안 먹는 사람도 있어요. 그런 사람을 위해서 얼음 없이 뜨끈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거든요. 커피마냥 차게 해 먹을 수도 있고, 뜨겁게 주문할 수도 있어요. 이러하니... 이런 장르(?)의 음식을 한국어 단어로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어요.

 일제치하 때부터 있었던 가게니 100년이 다 되어가겠네요.

타이페이는 몰라도, 타이난은 아직까지 일본어가 요긴하게 쓰이는 동네입니다.

 

 

인기 있는 것들을 손가락으로 주문해서 시켜봤어요. 맛은 다 비슷비슷하게 달달한 스타일이라, 아무거나 시켜도 괜찮은 것 같아요. 제 입맛으로는... 당시는 1월로 날이 차서 뜨끈하게 해달라 했어요.

 

황화목(黃火木)간판 보면 얼음탕, 팥탕, 떡탕, 땅콩탕 판다 되어있어요. 전체적으로 나무+대만+일본 스타일의 어둑어둑한 인테리어예요. 괜히 피해가지 마시고 한번 잡숴보세요.

 마지막으로 저의 전매특허 메뉴 번역 들어갑니다.

외국인을 위한 영문과 그림이 있어요. 그런데 그림은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요. 봐도 맛을 모르니... 토란이라 하면 토란탕의 그 토란맛 생각나잖아요. 그림 보시면 夏, 冬표시가 되어있는데, 그 계절에만 가능한 메뉴예요

설명을 좀 곁들이자면 대만 음식에 느닷없이 송편이 나오는 건, 마땅히 번역할 단어가 없어서 그랬어요. 뿔 모양의 떡 안에 달달한 속재료(여긴 콩가루인 듯)를 넣은 형태인데요, 홍콩에서도 角仔(꼭짜이)라 불리며 딤섬의 한 종류로 팔리고 있어요. 참고로 꼭짜이는 고기가 들어간 짠맛과 콩가루나 팥이 들어간 단 맛으로 나뉘고, 찌기도 하고 탕에 넣기도 하고 튀기기도 해요. 여기는 달달하게 해서 탕에 넣은 형태겠지요?

 행인두부는 과자나 빵에 심는 납작한 아몬드 같은 행인을 갈아서 젤라틴과 우유, 설탕을 넣고 만든 묵 같은 거예요. 중국어로 행인두부라고 하여, 저도 행인두부라고 썼는데, 살구씨 젤리라고 해도 크게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선초는 대만에서 자주 먹는 건데, 풀을 갈아서 만든 젤리라고 영문으로 Grass Jelly로 번역되어요. 쌉쌀하면서 혈당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많이들 먹는 것 같은데, 쓴맛을 없애기 위해 단 것을 같이 넣어요 = =

 탕위안(떡비슷)은 이미 유명해서 아시겠지만, 찹쌀떡 같은데 더 말랑 말랑하고 연한 거예요. 정월 대보름, 원소절에 대만에서 즐겨 먹지요. 이 날에 맞춰서 한국에 있는 대만식당(체인점 아닌 사장님이 대만 사람인)에 가면 서비스로 주기도 해요.

 

 아래 정보 드리니, 시간 되시면 술 한잔 하시고 속 달래러 다녀들 오세요~

 

이름 : 황화목 옛 대만 맛 얼음집(黃火木舊台味冰店)

주소 : 타이난시 북구 해안로 3단 55호(台南市北區海安路三段55號)

영업 : 12:00 - 23:00

휴무 : 단오, 설 등 특별한 날 휴무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