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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연대기/한국

[한국/화천] 조경철 천문대, 어른들을 위한 천체관측과 낭만의 교양 프로그램

by 돌돌이_ 2021. 2. 25.

 어릴 적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아, 초등학교 도서관에서는 우주에 관한 책을 보고, 중학교 때는 천문 특활에 들어가 태양의 흑점을 관찰하곤 했어요. 때문에 딴에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보다는 하늘에 대해 관심이 더 많다고 생각했지요.

 보름이 좀 지나 하현에 접어들었을 때, 운 좋게 천문대에 방문할 시간이 있어 예약을 하고 가장 기초 프로그램에 참가하였어요.

 일반적으로 달이 밝게 떠 있을 때는 별 관측이 매우 어렵다고 알려져 있어, 별 보기는 포기하고 달을 보겠거니 생각하며 천문대로 향했어요. 점점 산골짜기로 들어갈수록 달빛은 강렬해졌고, 천문대에 도착했을 때는 그 빛이 매우 거슬릴 정도로 찬란했지요.

 하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모르는 또 다른 비밀이 있는데, 달을 제대로 관찰하려면 보름달은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달 표면에 그림자가 드리워져야 지형이 잘 느껴지는데, 보름달은 그냥 밝기만 하니까요. 정오보다 해 질 녘에 그림자가 길어져, 지형이 잘 드러나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쌍안경으로 봤을 때는 그저 천체로 보였는데, 거대한 천문대 망원경으로 보니 그냥 또 다른 세계의 대지가 펼쳐진 것처럼 보인다

 

 

 한국은 겨울철이 건조하여 별 보기 좋다고 합니다. 때문에 저는 항상 겨울 하늘을 보아왔어요. 여름 하늘을 이렇게 자세히 보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여름철 별자리도 잘 몰랐고, 큰 관심도 없었어요. 그나마 그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일까. 달이 정말이지 무지막지 밝아서, 그 밝다던 알타이르도 맨눈으로 찾는 데 시간이 걸렸네요. 1200미터 광공해가 없는 산꼭대기라면 금방 보여야 할 텐데, 목성과 토성이 오히려 밝아 보입니다.

 어두운 별들을 보다가 망원경을 달로 돌렸어요. 접안렌즈에서 강력한 빛이 쏟아져 소위 '눈뽕'을 맞았습니다. 처음 눈을 렌즈에 대는 순간, 아주 짧은 순간, 이러다가 실명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밝은 빛이었습니다. 잠시 후 동공이 닫히자 달의 지형이 제 눈앞에 펼쳐졌어요. 지금이야 과학이 발달하려 달에 탐사선도 보내지만, 예전 저것을 그저 바라볼 수 있기만 했던 사람들은 얼마나 신기하고 답답하여 가슴을 치고 발만 굴렀을까 싶어요.

오늘의 배운 점

1. 별보기는 역시 달이 없을 때 가야 한다는 옛 성현(?)들의 말씀이 진리입니다.

2. 목성, 토성, 달을 한꺼번에 보니 태양계가 내 눈앞에 펼쳐지며 우주가 보이더군요.

3. 10만원짜리 보급형 쌍안경으로 목성과 토성을 보면 옆에 아주 똥가루처럼 반짝이는 게 있는데, 그거 갈릴레오 위성 맞습니다. 저도 처음엔 제 눈을 의심했습죠. 그 작은 것들, 그 먼거리에 있는 것들이 저렇게 보이다니!! 하면서요.

 

조경철천문대

강원 화천군 사내면 천문대길 431 (사내면 광덕리 산 273-105)

place.map.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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