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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연대기/한국

[경남/사천/현지인 맛집/술집] 실비집

by 돌돌이_ 2020. 9. 23.

각 지역마다 특색 있는 술집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전주에는 가게맥주, 군산에는 계란 후라이랑 김치찌개 그냥 주는 치킨집 등... 경남 사천 쪽에는 실비집이라는 지역 술집이 있네요. 인당 25,000~30,000원 내고 무제한 안주와 술을 먹는 집이예요. 가게에 따라 술은 경우에 따라 인당 2병 제공인 집도 있어요.

 경상도 사람들은 무언가를 값싸게 한다를 '실비로 한다'는 표현을 쓰거든요. 그래서 그냥 다른데보다 저렴한 술집인가 싶었더니 그 정도가 아니라 그냥 대놓고 무한으로 먹는 그런 집이었네요. 어렵사리 경남 끝자락 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 아쉽잖아요. 그래서 한번 들어가 줬죠.

어두침침한 분위기 있는 무드등은 없고 그냥 형광등으로 팍 쏘아대는 시골의 술집 느낌

 시골 술집답게 뭐 특별한 거는 없네요. 서울은 술집이라면 조명도 좀 침침하게 분위기 있는데, 실비집은 그냥 형광등에.... 흔히 말하는 '정감' 간다는 그런 느낌?

술은 아이박스에서 알아서 꺼내서 드시이소
양배추, 꼬막, 새우와 조개, 전복으로 애피타이저를!!
진주식 육전과 고추전, 조개와 오징어 숙회

 서울이나 전라도 지역에서 육전을 주문하면 거대한 동그랑땡같이 나오는데 반해, 경남 진주 인근은 고기를 그대로 계란옷 입혀 부쳐서 줍니다. 타지역 육전이 햄버그 스테이크라면 여기는 그냥 스테이크 느낌?

 고추전 엄청 매워요. 전국 방방곡곡을 다녀본 제 경험상, 경남/전남과 충청도 지역에서는 다들 매운 고추를 먹는 것 같더라구요. 예전에 태안군 국밥집에서 오이고추 같이 생긴게 있어 한입 베어 물었더니 엄청 매웠던 기억이... 매운 고추로 유명한 청양이 충청도니, 충청도는 매운 고추가 많은 것 같아요. 너무 매워서 사장님한테 안매운 고추 없냐고 물으니

 "안매운거 찾을거 뭐하러 고추를 먹어유~?"

 순간적으로 느릿느릿 하면서 할말 다하는 충청도 사투리가 얄밉고 화가 났지만 논리적으로 틀린 말은 아닌지라 할말이 없었어요.

 여튼 고추전은 소주로 혀를 헹궈가면서 다 먹었어요.

 저는 다섯시 반부터 먹기 시작했는데, 저 외에 한 테이블에 손님이 있더군요.

오후 6시 반쯤 되면 이런 분위기. 인기 있는 실비집의 경우 예약은 필수예요.

 너무 먹는데 정신팔려서 미처 찍지 못한 전어회 무침과 전어 구이. 가을철이라 전어가 무척 땡겼는데, 횟집 가면 보통 작은 회가 4만 5천원 하잖아요. 그런데 실비집에서 회와 구이를 동시에 해결. 그리고 고기 수육과 다양한 밑반찬도 나와요.

한젓가락 해보입시다

 든든하게 먹고 마무리는 국물로 하고 싶었어요. 사장님한테 라면 있냐고 물어봤어요. 몇개 줄까 묻길래

 "둘이서 농가 먹구로 한개만 끓여 주이소."

 

 저는 다이어트 중(?)이니까요...

 

 경남지역 오시면 실비집 꼭 들러보시길 바래요.

 주량 얼마 안돼도 지역 온갖 음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으니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전북 지역 가게맥주 이래 신선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울 촌동네에는 존재 하지 않는 집들이죠~

 

 사천에는 삼천포 지역 실비집들이 유명한데, 저는 시간상 멀리 가질 못해서 공항 인근 황토실비를 갔으니 참고하세요~

 

황토실비

경남 사천시 사천읍 정의1길 10 (사천읍 정의리 390-33)

place.map.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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