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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연대기/중화권

[대만/타이난] 대만에서 김치가 그리울 때, 김치 주는 튀김집 황가 완과(黃家碗粿)

by 돌돌이_ 2021. 6. 26.
대만말(台語)로 왕께(碗粿). 참고로 '왕'은 완전한 이응 발음이 아니라 약간 포르투갈 ã같은 발음입니다.

 대만에서 인기 있는 간식 중 완과(碗粿, 발음:와께)라는 것이 있어요. 대만말(台語)에서 粿는 '께'라고 발음하고 떡이란 의미를 갖고 있어요. 완과는 떡 같기도 하고 푸딩 같기도 한 표면아래 고기, 계란, 야채 등이 들어가 있는 형태예요. 쉽게 말해 만두가 동심원형으로, 가운데는 재료가 들어가 있고, 겉에는 만두피가 있잖아요? 완궈는 이것을 동심원이 아닌 상하방향으로 재해석(?) 했다고 보면 돼요. 푸딩 질감의 떡 표면 아래 고기와 야채가 들어간... 그런 형태? 완과 가게는 대만 전역에 퍼져있어요. 굳이 이거 하나 먹겠다고 타이난 중서구까지 오는 것은 말이 안돼요.
 제가 이 가게에 주목한 이유는 따로 있어요. 바로 튀김요리를 시키면 주는 김치!

사람들은 입구에 서서 완과(碗粿)를 픽업해가는데, 저는 다른 메뉴를 시킬거예요
제 입맛에 맞는 음식만 번역을...

 메뉴 중반부터는 튀김류인데요, 새우, 오징어, 생선, 고구마가 괜찮은 것 같아요. 느끼하면 양배추 볶음을 추가주문할 수 있는데, 김치가 나오니까 시킬필요 없음!

좌측상단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김치가 나왔습니다.

 대만에는 크게 세가지 김치가 있습니다.
 1. 취두부에 곁들이는 양배추저림, 대만식 김치 : 취두부 먹을때만 곁들이고 평소에는 거의 안먹더라구요. 양배추 식초절임입니다.

 -잡설-
 참고로 대만, 싱가포르 이런데서는 김치를 아예 그냥 파오차이(泡菜)로 부르고, 그냥 그 뻘건 한국 발효음식으로 굳어져있어요. 오죽하면 한국 사람 욕할때 고려김치(高麗泡菜=거의 조센징 급 단어)라고 하겠어요. 전 그래서 처음 중국에서 파오차이가 중국 전통음식이라고 하길래 고개가 좀 갸우뚱...? 제가 동북, 북경, 사천, 귀주, 광동, 절강, 섬서를 다녀봤는데 파오차이를 먹어본 적도, 눈으로 본 적도 없어요. 그만큼 한국사람들처럼 어디서나 즐겨먹진 않습니다. 한국으로치면 명이나물 정도의 인지도?

 그리고 세상에는 '통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공화춘에서 파는 짜장면이 한국에만 존재하는 한식이라지만, 일반적으로 짜장면=짱개집에서 파는 중국음식 이라는 것이 통념이지요. 중국정부에서 파오차이가 중국 어느 특정 지역의 전통이니해도, 일반적으로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북부, 그리고 화교사회에서 파오차이 하면 떠오르는 나라 하면 '한국'이 제일 먼저예요.

요새 언론이나 유튜브에서 논리가 좀 이상하게, 파오차이는 중국 전통음식이라, 김치에 파오차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안된다고 하는데... 아 왜 갑자기 중국 정부편을 드는 거예요? 그러면 단지 중국 정부의 주장을 위해서, 한국의 가장 권위있는 중국어 사전을 만든 고대민족문화연구소부터 털어봐야하고, 전 세계 중화권 사람들 세뇌부터 해야한다는 뜻인가요?
 그놈의 '신치(하도 쓸일이 없어서 한자도 모르겠음)'드립은 리만브라더스때부터 나온 말이예요. 아니, 중국한테 왜 우리가 단어를 만들어 갖다바쳐야해요? 반대로 중국이 단어를 만들어서 우리에게 강요한다면 받아 들일건가요? 장담컨데 언어의 사회성과 역사성을 갖추지 못한 이 단어도 또 다시 한동안 사장될겁니다. 그리고 몇년 후에 사스 바이러스처럼 또 나오겠죠.

 2. 맵고 시원한 한국 식 김치 : 대만 한식당 가면 100% 있는 김치. 제가 처음 대만 갈때만 했어도 레어템이었지만, 이제는 대만편의점에 종가집, 비비고도 있어 별 특이한 음식도 아니예요. 대만 로컬브랜드도 있지만 아무래도 시큼한 발효맛은 한국제를 못 따라와요. 한국 여행 자주온 대만친구들도 대만 브랜드 안먹는다고... 차라리 아래 나온 퓨전김치 먹지.
 한국산 브랜드 김치에다가 파, 돼지고기 넣고 끓여 고량주에 물타서 먹으면 한국음식 생각도 안나요.
 
 3. 퓨전 김치 : 이게 오늘 제가 소개 드릴 대만식 한국김치인데요, 비주얼은 한국 비슷할랑말랑 한데 맛은 달고 신 로컬화 된 김치예요. 한국식 김치를 현지인 입맛에 맞게 개조(?)한거지요. 매운 맛은 없지만 고춧가루는 들어가요.
 솔직히 퓨전김치도 김치 대용으로 충분히 괜찮아요. 한국 사람들 잘만 드셔요. 근데, 딱 반찬용이지, 매운 맛이 부족해서 김치찌개 끓일 때는 사용 할수 없어요.

동그란 것이 새우튀김, 좌측이 설목어 튀김. 찍어먹는 후추도 맛있음

 이상 엉뚱하게 퓨전 김치를 반찬으로 주는 튀김메뉴가 있는 완과 집이었습니다.
 타이난 사는 분들도, 이런 가게의 존재조차 모르는 분들 많을 거예요.
 이건 한국으로 치면 왕만두 파는 가게에서 딤섬이랑 홍차를 같이 파는 것. 또는 김밥 천국에서 가자미식해나 후나즈시를 함께 파는 것 과 다름 없을 정도로 희귀하거든요.
 
위치 : 타이난시 중서구 영복로 2단 23호(台南市中西區永福路二段23號)
영업 : 11시~19시
휴무 : 명절, 특별한 휴일(일요일은 영업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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