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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연대기/중화권

이시국 중국 산동 격리

by 돌돌이_ 2021. 12. 11.

 업무차 이 시국에 중국 출장을 가게 되었네요. 하는 일도 힘든 일인지라 이 출장을 저는 경멸해요. 게다가 외국인으로서 생활이 불편한 중국에의 6개월 장기출장이라니...

 대만 출장 가던 당시는 한국에 확진자가 수백명이었고, 대만은 누적 100명도 안되던 시기였으니 탈출하는 기분으로 들어갔는데...

 믿거나 말거나, 일단 현재 누적 확진자수는 중국보다 한국이 더 많으니 이번에도 탈출한다는 느낌으로 가볼까나...

 

 중국 출장은 여러가지로 힘듭니다. 아 뭐 하라는게 드럽게 많습니다. 여기 구구 절절 쓰지않고 남한총독부 링크를 아래에 띄워드릴게요.

 

12월 1일부터 한국발 중국행 항공편 탑승객 코로나-19핵산 검사(PCR) 및 혈청 IgM항체검사 2 가지 음

12월 1일부터 한국발 중국행 항공편 탑승객 코로나-19핵산 검사(PCR) 및 혈청 IgM항체검사 2 가지 음성 증명서 지참 탑승에 관한 통지 2020/11/26     국가간 전염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하여, 한국현지

www.mfa.gov.cn

가기전에 HDC(Health Declaratoin Certificate)도 발급 받아야하고... 그 귀찮고 드러운 HDC는 아래 사이트에서 발급 받습니다. 가입하고 요구하는 정보를 모두 입력(각종 코로나 검사 결과 포함)해야하고, 여권사진도 찍어 팔아 넘겨야합니다. 비행기 탑승 전에는 반드시 녹색 QR코드를 받아야 하는데, 저는 오전에 등록하고 오후 9시가 되어서야 겨우 받아서 조마조마 했습니다. 남들은 2시간이면 된다는데, 왜 저는 저런걸까요?

 

 

防疫健康码国际版

 

hrhk.cs.mfa.gov.cn

  그냥 아이디, 비번, 이메일인증으로 진행하게 만들면 좋을텐데, 온갖 쓸데없는 것을 요구합니다. 비밀번호 조회용으로 첫번째 스승은 누구인가? 학번이나 사번은? 아버지 생신은 언제? 이런 것을 써야합니다. 저는 다 귀찮아서 '짝불알'로 통일했어요. 민망하지만 기분이 매우 안좋아서 저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었어요. 안그래도 요새 코로나로 마이너스 통장 까먹고, 우울해지면서 분노 컨트롤을 못해, 에프람정을 먹고 있는데...

 

요새는 그래도 환전소 문을 많이 열었지만, 제가 출국하던 때만 해도 환전소가 거의 열지를 않았어요. 그래서 카카오 환전을 이용했습니다. 카카오 환전을 활용하면 며칠전에 신청해서, 당일 공항에서 바로 수령할 수 가 있거든요.

영업시간에 맞춰갔지만 환전소는 닫혀있었다!

 체크인 카운터 층에 있는 하나은행 부스로 가서 환전을 받으려 하는데, 두곳이 닫혀있었어요. 체크인 먼저 끝내고 화장실 다녀오고 나니 그 중 하나가 열어서 겨우 환전을 했습니다. 세상 온갖 것들이 저에게 시비거는 것 같았어요🤬

 참고로 체크인 할때도 항공사 직원의 안내에 따라 핸드폰의 위챗(웨이신/微信)으로 이것저것 해야합니다. 중국인이냐, 非중국인이냐에 따라 준비방법이 다르니 반드시 카운터 직원에게 국적을 이야기해주세요. 저처럼 한족같이(...) 생긴 사람은 중국어로 중국식 프로세스를 안내받게 됩니다.

 

 이건 해외출국 기본 상식이긴 한데... 가서 이것저것 서류 쓸 거 많으니 반드시 볼펜도 챙겨 가야 합니다. 안그러면 서로 볼펜 챙기려고 글로벌 오징어게임 한판 하게 됩니다.

 어찌저찌하여 비행기는 이륙하였고, 한시간 반을 날아서 산동 제남의 요장(야오창/遥墙) 공항에 도착!

방호복 입은 사람들이 창밖에 보인다

 도착하면 사람들을 몰아다가 어디 의자에 앉혀놓고 종이에 방문한 국가, 개인정보를 쓰고 위챗(웨이신/微信)으로 뭘 준비하라고 합니다. 외국인에 대한 자비따위는 없습니다. 중국어 모르면 죽어야죠. 저는 '표준'중국어를 제남의 토박이 아재들보다 잘해서 살아 남았습니다. 농담이구요😅

 모르면 모른다고 앉아있다가는 말귀 못알아듣는 이상한 '중국'사람 취급 당합니다. 중국은 워낙 땅이 넓고, 종족도 다양하며 사투리도 천차만별로 다양합니다. 그들은 우리를 볼때 일단은 중국 외지사람으로 간주하고 접근합니다. 그러면 서로 답답하고 언성높이고 상처입게 되죠. (아니면 제 외모가 잘못한 걸지도...) 그래서, 우리같은 외국인들은 그들에게 통하지 않는 영어로라도 직원에게 접근해서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외국사람취급 받습니다. 모든 직원들은 방호복을 입어서 마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직원들처럼 보일지 모르나 막상 다가가면 친절합니다.

 이어서 1:1로 조사를 받습니다. 여기서 위챗으로 건강코드(健康碼)를 만들어야한다는데 제가 말을 잘 못알아 들으니 직접 제 핸드폰을 들고 진행해줍니다. 근데 이게 무슨 뜻인지 아세요? 인터넷이 되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출국 전에 격리기간+α로 데이터 심카드를 구매해서 가길 권합니다. 아니, 권고합니다!

 인천공항은 도착하면 심카드 구매가 가능합니다만, 산동 제남은 불가능했습니다. 제남공항이 그동안 국제선이 거의 없다시피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외국인에 대한 배려는 너무 급조된 듯하고 엉성한 구석이 많았어요.

 

 1:1 조사하면서 상대방 못알아듣고 나도 못알아들어 답답하다고 화내지말고 슈렉의 고양이 눈동자 있죠? 그런 표정으로 애처롭게 쳐다보면 다 해줍니다. 그 사람들도 매번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하니 힘들긴 할겁니다.

 끝나고나면 부스로 들어가서 PCR TEST(콧구멍과 목구멍에 면봉을 꽂는 코로나 검사방식)를 합니다. 저는 코로나 터지고나서 업무차 해외출국을 많이했는데, 아직도 적응이 안됩니다. 한국과 외국에서 십여번을 했는데, 매번 할때마다 너무 아프게 느껴집니다. 너무 싫습니다.

 부스에서의 검사 중 특이한 것은 콧구멍에 면봉을 넣고 8초정도 있다가 꺼낸 다는 것입니다. 이걸 기분나빠하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확실히 면봉을 넣고 휘휘 젓는 것 보다는 통증이 없습니다. 때문에 저는 만족합니다. 중국에서는 항문으로 검사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던데 부끄럽지만 저는 그 방법이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아프잖아요. 콧구멍의 비인두는 애초에 고체가 들어가는 구역이 아닙니다. 그러니 아플수 밖에요. 반면 항문은 여러가지가 나오지 않습니까? 더럽다면 죄송합니다.

 

 이어서 수용소 차량(방역버스)을 타고 수용소(방역호텔)로 이동합니다. 당연하지만 같은 버스를 탄 사람들은 같은 호텔에 머물게 됩니다. 어느호텔로 가는지는 무작위입니다. 저는 화흠국제주점(華鑫國際酒店/화신국제호텔)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시설은 만족스러웠습니다만, 호텔 후문 쪽 방은 소음이 너무 심했습니다. 이어폰이나 이어플러그 준비를 추천합니다.

 들어오면 위챗으로 단톡방을 팝니다. 그리고 공지사항을 알려주고, 한국어 통역도 붙습니다. 예전엔 조선족들이 통역을 많이 했는데, 요새는 한족들도 한국 유학을 많이 오다보니 한족 통역사도 많습니다. 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족 통역사들이 하는 한국말이 더 귀여운 것 같아요.

한족 통역사의 한국말은 귀엽...
단톡방이 좀 무섭고 혼란하다... 붉은 물집 저 사람 잘 살아있겠지??

 식사는 때되면 하루 세끼 넣어줍니다. 도시락은 양도 넉넉하고 내용물도 괜찮습니다. 알러지가 있거나 당 조절 해야하는 사람은 따로 말해주면 맞춰준답니다. 저 같이 열량 조절해서 먹어야 하는 뚱보들은 따로 요청할 필요 없고, 그냥 적게 먹으면 됩니다.

밥시간이 되면 방호복 요원들이 도시락을 배달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요리 중 공보계정(宮保雞丁/꿍바오지딩)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공보 소스는 영어권에도 Kungpao로 알려진 유명한 소스예요. 그런데 여기서 이걸 삼시세끼 먹다보니 질려서, 이제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다음편은 좀 더 디테일 한 격리생활을 보여드릴게요~

 

§영상으로 보시려면 아래를 참고하세요§

 

1회

 

2회

 

3회(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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