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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게임이야기

[PES2021 연대기 07] 26년 월드컵에서 역사를 쓴 한국

by 돌돌이_ 2024. 3. 10.

 
 올림픽이 아닌 월드컵에서는 일반적으로 3-4위전은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 4위를 하여도 메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3위를 하면 4위보다 상금으로 200만 달러 정도를 더 받기는 하지만 감독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은 아니라 큰 의미는 없다고 여겨지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3위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치고 싶었다. 듣자하니, 한국 축구팬들은 중국에게 패배하는 것을 치욕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또한, 한국은 월드컵 3위에 오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나는 역사를 쓰고 싶었다.
 
 토너먼트의 압박에서 벗어난 선수들은 무언가 홀가분해 하는 느낌이다. 나는 부담없이 우리가 그동안 연습해온 축구를 보여주자고 그들을 다독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이번 대회의 축구 주제가 드러났다. 끈끈함과 중원싸움이 그것이다. 전반내내 한골도 터지지 않았고, 서로 뺏고 뺏기며 지루함과 긴장 속에서 하프타임이 되었다.

중국의 슈팅을 원천 봉쇄 하였다

 
 전반내내 슈팅 기회를 봉쇄당한 중국은 후반에 들어서자 공격과 수비 간격을 좁혀 컴팩트한 축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뒷공간을 내어주기 마련이고, 한국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53분 터진 황희찬의 선제골

 
 중국은 4위에 만족하는 것일까? 수비에서 투지가 부족해 보였다. 그로부터 3분 뒤 한국은 추가골을 터뜨린다.

중국 골키퍼가 1차 방어를 잘 하였지만..

 
 실점한 중국 선수들은 점점 거칠어졌다. 16번 자오쉬르는 고슬기에게 심한 태클을 하여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중국은 스스로 무너지고, 이렇게 경기가 어렵지 않게 끝나나 싶었던 사람은 나 뿐이 아닐 것이다. 우리 선수들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안타까이도 그것은 집중력 저하로 이어졌다.

8번 천즈자오의 희망골

 
 중국이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위기를 느낀 한국은 다시 집중하여 볼을 잡기 시작했고, 박한빈은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슬슬 공격이 안되기 시작한다. 좋은 예상은 꿈으로 남고, 나쁜 예상은 현실이 된다고 하지 않던가?
 중국의 좌측 선수 뤼원쥔이 띄워준 공을 천빈빈이 받아서 헤딩으로 연결해 보려 했지만 정성룡의 선방으로 막혔다. 중국은 코너킥을 얻게 되고 이는 그들에게 놓칠수 없는 기회였다. 코너킥이 올라갔고, 공은 다시 중앙으로 흘러갔다. 리쉬에펑이 그 공을 받아 슈팅을 시도하였으나 정성룡에게 막혔다. 흐르는 공을 이근호가 처리하려는 찰나, 이미 옐로카드를 받은 16번 자오쉬르는 거칠게 공만 빼내는 태클을 시도하였고, 공을 확보한 뒤 전방으로 연결, 문전 앞에 있던 가오라터가 득점하였다. '가오라터' 이 선수의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브라질 국가대표 경기를 뛴 적이 있는 히카르두 굴라르. 그의 중국식 이름이 가오라터이다.

중국도 지고싶은 생각은 없어보인다

 
 89분에 터진 중국의 동점골은 한국에게 치명적이었다. 그렇게 경기는 끝나고 연장전을 준비했다. 앞으로 나의 거취가 어찌 될 지 모르겠지만 한 국가의 대표팀을 맡은 이상, 길이 남을 역사를 쓰고 싶다. 4강 잉글랜드전 처럼 어떻게든 잘 흘러가길 바라는 축구는 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의 체력이 부족하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승리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코너킥 득점 찬스가 골대를 맞추며 아쉽게 무산되었다

 

중국의 득점 기회도 아쉽게 무산되었다

 
 중국도 지고싶지 않은. 아니, 반드시 이기고 싶은 눈치였다. 온 선수가 하나되어 마지막 힘을 짜내 연장 종료 직전까지 파상공세를 펼쳤다. 그들의 슈팅을 잡은 한국 골키퍼는 빠른 역습을 위해 중앙으로 힘껏 던졌다. 공은 중국 선수 바이위에펑에게 끊기는가 싶었지만, 7경기를 연속 뛰고 연장전까지 접어든 터라 지칠대로 지친듯 했다. 그의 트래핑이 길었고, 한국 공격수 황희찬은 기회를 잡았다.

골키퍼 롱스로에서 시작되는 역습

 

득점한 황희찬은 나를 향해 달려왔다

 
 골든골 제도는 없어졌지만 이것이 바로 골든골이 아닌가! 그렇게, 내가 이끄는 한국팀은 마지막 골을 성공 시키고 축제를 마무리지었다.
 결승전은 잉글랜드가 러시아를 4:2로 꺾으며 60년만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해리케인은 11골을 넣으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었다. 
 

매 대회마다 눈물을 보였던 그는 더이상 울지 않는다

 

내가 발탁한 천성훈은 이번 대회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 되었다

 
 그렇게 축제는 끝이 났다.
 한국 축구협회에서는 나에게 연임에 대한 제안을 하였지만, 이제는 치앙라이의 집으로 돌아가 2년만의 휴식을 가질 생각이다.
 한국 축구협회가 단기적인 성적을 원한다면 나는 더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하지만 만약 장기적인 플랜을 갖고 있다면 나는 기꺼이 도울 것이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연결해 줄 것이다. 우수한 선수들이 벤치를 채우게 된다면 우승도 요원하진 않을 것이다.

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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